물
물이 가득한 세숫대야에 수건을 걸쳐놓는다. 그럼 한켠만 젖을 것 같던 수건이 곧 전체가 흥건해진다. 그리고 수건을 타고 세숫대야를 넘어온 물이 바닥까지 흐른다. 수건은 각기 작은 관들이 엮어져 만들어졌다. 모세관 현상은 물이 이런 작은 관을 타고 따라가게 한다.
대중은 때때로 물처럼 움직인다. 대중이 가득한 세숫대야에 언론이란 수건을 턱하니 거려놓으면 대중들은 언론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이동한다. 사안이 복잡하거나, 어려울수록, 혹은 처음접하는 경우 많은 대중이 모세관을 따라 움직인다. 이런 대중의 특성 때문에 사회적 공기 역할을 하는 언론은 올바른 방향으로 수건을 두어야하는 책임을 가진다.
그런데 디지털 시대로 넘어오면서 세숫대야에 걸친 수건이 너무 많아졌다. 물론 수건이 단 하나뿐이라면 역시 다양성을 해치므로 좋지 않지만, 요즘은 케이블, 종편, 인터넷 언론사, 포털, SNS 등 너무 많은 수건이 세숫대야에 걸쳐져 있다. 여기서 문제는 수건의 주인들이 물을 얼마나 적셨냐에 따라서 수입을 챙긴다는 것이다. 너무 많은 수건이 생기자 수건 주인들은 올바른 방향을 고려하기보다는 일단 수건을 많이 적시고 보자하며 마구잡이로 수건을 던지고 있는 것이다.
언론사들이마구잡이로 던진 수건들, 어뷰징, 자극적 콘텐츠, 사실 관계 확인 안된 기사들은 대중의 눈을 가린다. 수건이 많아져 다양성이 확보됐을 것 같지만, 오히려 마구 던져진 수건은 대중의 시선을 불필요한 곳에 흘리거나 더 단순하게 만든다.
해결을 위해선 수건을 적신 만큼 수익이 되는 구조의 개선이 필요하다. 수건 주인들이 모여 수익을 주는 기업들과 중재에 나서야 한다. 단순히 수익 뿐 아니라 합리적인 곳에 물을 흘리게 했는지도 평가받아야 한다. 또 이런 중재 단체는 언론이 금권을 비판하면서 생기는 언론의 수익 손실도 지켜줄 수 있다.
언론 기관에 대한 대중의 비판이 커지고 있다. 신뢰도 역시 종이 신문과 지상파만 존재하던 시절과 같지 않다. 언론 또한 시대 변화의 피해자라고 할 수 있겠지만, 과연 시대 변화 탓만 할 수 있는가. 언론은 결코 금권보다 약하지 않다. 대중이 올바르고 합리적이며 다양한 판단을 할 수 있도록 제대로 수건을 두는 것, 언론의 역할을 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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