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12. 09

기타 2015. 12. 10. 00:43


물이 가득한 세숫대야에 수건을 걸쳐놓는다. 그럼 한켠만 젖을 것 같던 수건이 곧 전체가 흥건해진다. 그리고 수건을 타고 세숫대야를 넘어온 물이 바닥까지 흐른다. 수건은 각기 작은 관들이 엮어져 만들어졌다. 모세관 현상은 물이 이런 작은 관을 타고 따라가게 한다.

대중은 때때로 물처럼 움직인다. 대중이 가득한 세숫대야에 언론이란 수건을 턱하니 거려놓으면 대중들은 언론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이동한다. 사안이 복잡하거나, 어려울수록, 혹은 처음접하는 경우 많은 대중이 모세관을 따라 움직인다. 이런 대중의 특성 때문에 사회적 공기 역할을 하는 언론은 올바른 방향으로 수건을 두어야하는 책임을 가진다.

그런데 디지털 시대로 넘어오면서 세숫대야에 걸친 수건이 너무 많아졌다. 물론 수건이 단 하나뿐이라면 역시 다양성을 해치므로 좋지 않지만, 요즘은 케이블, 종편, 인터넷 언론사, 포털, SNS 등 너무 많은 수건이 세숫대야에 걸쳐져 있다. 여기서 문제는 수건의 주인들이 물을 얼마나 적셨냐에 따라서 수입을 챙긴다는 것이다. 너무 많은 수건이 생기자 수건 주인들은 올바른 방향을 고려하기보다는 일단 수건을 많이 적시고 보자하며 마구잡이로 수건을 던지고 있는 것이다.

언론사들이마구잡이로 던진 수건들, 어뷰징, 자극적 콘텐츠, 사실 관계 확인 안된 기사들은 대중의 눈을 가린다. 수건이 많아져 다양성이 확보됐을 것 같지만, 오히려 마구 던져진 수건은 대중의 시선을 불필요한 곳에 흘리거나 더 단순하게 만든다.

해결을 위해선 수건을 적신 만큼 수익이 되는 구조의 개선이 필요하다. 수건 주인들이 모여 수익을 주는 기업들과 중재에 나서야 한다. 단순히 수익 뿐 아니라 합리적인 곳에 물을 흘리게 했는지도 평가받아야 한다. 또 이런 중재 단체는 언론이 금권을 비판하면서 생기는 언론의 수익 손실도 지켜줄 수 있다.

언론 기관에 대한 대중의 비판이 커지고 있다. 신뢰도 역시 종이 신문과 지상파만 존재하던 시절과 같지 않다. 언론 또한 시대 변화의 피해자라고 할 수 있겠지만, 과연 시대 변화 탓만 할 수 있는가. 언론은 결코 금권보다 약하지 않다. 대중이 올바르고 합리적이며 다양한 판단을 할 수 있도록 제대로 수건을 두는 것, 언론의 역할을 다해야 할 것이다.

'기타' 카테고리의 다른 글

15. 12. 09  (0) 2015.12.10
15. 11. 18 <테크트리>  (0) 2015.11.18
15. 11. 01 <블로그 시작>  (0) 2015.11.01
블로그 이미지

이난노

언시생이 쓰는 그냥 끄적거림입니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

<자유학기제와 일자리>

 

24일 교육부는 '중학교 자유학기제 시행 계획'을 발표했다. 이로써 내년부터 각 중학교는 1학년 1학기부터 2학년 1학기 중 한 학기를 자유학기로 선택해 진로교육 과정을 진행하게 된다. 자유학기를 시행하는 동안 오전엔 일반 수업을 진행하고, 오후엔 진로 관련 교육을 학교 내외를 가리지 않고 실시하게 된다. 입시 일변도의 현재 수업 과정에서 자유로운 진로 결정을 할 수 있는 제도적 마련이라는 점은 환영할 만하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문제점이 적지 않다. 자유학기제를 시범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학교 인근 사교육 시장에서는 자유학기제 맞춤형 수업들을 제공하고 있다. 학생들이 진로활동을 해야하는 오후 시간에 학원에 나와 수업을 듣도록 하는 것이다. 또 자유학기제의 프로그램 역시 심층적 진로가 제안되기 보다 1회성 프로그램으로 그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학생들이 선호하는 직장과 제대로 매치되지 않기도 하다. 자유학기에 대한 교사들의 준비가 되있어야 하는데, 그에 대한 부족으로 보인다.

학생들이 자유학기제를 통해 실제로 적성에 맞는 경험을 한다 할지라도 그것이 실제로 학생의 진로로 이어지는 것도 어려워 보인다.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의 '진로에 대한 청소년의식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학생들은 진로선택에 가장 중요한 건 적성과 흥미를 꼽았으나, 실제로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모른다고 답한 경우도 38%나 되며, 직업 선호도 역시 미디어에 자주 노출되는 문화, 예술, 방송, 미용, 스포츠 등에 집중되어 있는 현상을 보인다. 이는 학생들이 희망하는 직업 대부분이 자신의 실제 적성보다는 미디어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학생이 자유학기제를 통해 제조업에 적성이 있다 할지라도 이를 직업으로 선택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청년 일자리가 부족하다고 늘 언론은 말하고 있지만, 제조업 분야의 노동자는 항상 부족하다. 미디어에 비춰지는 제조업 노동자는 늘 어둡고 컴컴한 공장에서 힘들게 일하고, 때때로 임금도 제대로 받지 못하는 모습으로만 비춰진다. 직업이 멋있게 느껴지지도 않거니와 불안한 현실에서 부족한 임금은 더욱 기피감이 들게 한다. 또 공장은 대부분 대도시와 떨어져 있는데, 이 역시 대부분의 학생들이 도시에서 자란 현대에 학생들의 행복과는 거리가 있는 직업으로 보인다. 자신의 적성이 제조업에 맞더라도 학생들은 이 진로를 선택하지 않을 것이다.

제레미 레프킨은 저서 '3차 산업혁명'에서 우리가 가지고 있는 현재의 교육방식은 2차 산업혁명 당시 노동자들을 길러내기 위한 교육 방식이라고 주장하며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자유학기제 도입은 이런 새시대를 맞이함에 있어서 중요한 부분이다. 그러나 우리가 실제로 진로를 다양하게 선택하지 못하는 현실적 이유는 무엇인가 고민해야 한다. 입시 위주위 교육은 결국 다른 방법은 행복해지기 어렵기 때문이다. 노동 환경에 대한 개선과 직업간 소득 차이를 조금 줄여나갈 필요가 있다.(공산주의처럼 완전히 일치시키자는 의미가 아니다.) 그래야 학생들은 다양한 직업을 선택할 수 있게 되고, 입시에 대한 경쟁도 줄어들 수 있을 것이다.

참고
아시아 경제
에듀포유
매일경제

진로에 대한 청소년 의식조사(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 / 2012)
블로그 이미지

이난노

언시생이 쓰는 그냥 끄적거림입니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

<노인 무임승차>

23일 서울시의 '투자출연출자기관 2014~2018년 재정관리계획'에 따르면 서울시는 2017년 지하철 요금을 200원 추가 인상할 계획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올해 있었던 요금 인상으로도 부채 감축이 충분하지 않다는 판단아래 이루어진 결정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일부 네티즌은 서울시장에 대한 비판과 함께 '노인 무임승차'에 대한 문제제기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1~4호선 서울 메트로의 노인 무임승차 비용인 1642억원인데 반해 영업 손실이 1289억원이었다. 이는 무임승차가 없었다면 충분히 흑자를 낼 수 있었다는 주장의 근거로 활용된다.

비용적 측면만 본다면 이런 문제제기는 타당할 수 있다. 개인이 생각하기에 노인 무임승차로 생긴 부채 비용을 자신이 짊어져야 한다는 사실은 충분히 불만을 가질 법하다. 하지만 국가적 차원에서는 다른 해결책이 필요하다.

보편적 복지 차원에서 노인 교통권 보장은 중요한 문제다. 노인 빈곤 문제가 심각한 가운데 교통권 보장은 가장 적은 비용으로 노인들에게 할 수 있는 최대의 복지 중 하나이다. 용돈 수준의 기초연금이 지급되는 우리나라에서 교통의 복지는 필수적이다. 이에 대한 반론으로 노인들이 교통비용을 일부 부담하는 독일과 네덜란드 사례가 제시되는데, 그 두나라의 기초연금은 168만원 선이다.

무임승차를 금지한다고 해서 이 비용이 그대로 지하철 공사의 수입으로 이어진다는 판단도 무리가 있다. 앞서 서술한 것처럼 우리나라 노인빈곤 문제가 심각하기 때문에 지하철 비용이 발생하면 노인들은 오히려 지하철을 타지 않을 것이다. 흑자로 이어지지 않을 뿐더러 공공재로서 시민의 발 역할을 한다는 지하철의 명분이 줄어들게 될 것이다. 또 노인들은 탑골 공원, 동묘 등지에 그 연령대가 자주 모이는 곳에서 사람을 만나기도 하고 돌아다니기도 해서 행복 증진을 할 수 있는데, 지하철 비용 부담은 이를 현저히 차단하게 된다.

지하철 공사가 매해마다 이런 부채에 시달리는 건 복합적인 문제가 있다. 지하철 건설의 따른 대부분의 비용을 정부가 부담하는 외국의 경우와는 달리 우리나라는 공사가 직접 대고 있다. 가장 최근에 지어진 9호선의 경우 공사의 부채를 피하기 위해 민간업체의 외주 방식으로 건설 되었는데, 이때 발생하는 손실 비용은 역시 공사가 그대로 가져오게 되어 있다. 애초에 대부분의 지하철의 시작이 이런 방식으로 지어진 탓에 늘 경영난을 벗어나기 힘든 구조적 특징을 가지고 있다.

정치인들은 표를 얻기위해 선거때마다 지하철 공약을 남발한다. 경전철을 짓겠다, 지하철을 연장하겠다는 희망찬 공약을 가져왔다. 그러나 그에 대한 비용 분석은 문제점이 많아서 용인, 의정부 경전철은 심각한 재정 위기에 처해있다. 서울시의 지하철 공사도 이와 다르지 않다. 제대로 된 수요 분석 없이 건설 계획만 밀어붙이고 이에 따른 비용 문제는 공사가 짊어졌다.

노인 복지 차원에서 무임승차는 중요하지만 이 비용 역시 전부 공사가 지고 있는 것 역시 문제가 있다. 국민의 복지 차원의 문제는 국가가 가져가야할 책무다. 공사의 역할은 공공재를 보다 전문적으로 시민에게 제공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지만, 국민 복지 차원의 문제까지 떠안기엔 과다한 책무를 지는 것으로 보인다. 노인 무임승차가 노인 행복과 밀접하게 관련 있으므로 이것은 서울시와 정부가 책임을 나눠서 가져가야 할 부분이다. 이 비용을 국민의 교통요금 증대로 가져가는 것은 문제의 올바른 해결책이 아니다.

보편적 복지 차원에서 비용문제는 늘 나오는 문제다. 토목 공사 등에 세금을 비효율적으로 사용하고, 낙하산, 보너스 파티 등을 줄이고, 부자들에 대한 실질효율 증가를 좀 더 고민하면 비용 문제는 충분히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참고
머니투데이
레디앙
블로그 이미지

이난노

언시생이 쓰는 그냥 끄적거림입니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